임산부 비행기 탑승 (초기 임산부, 중기 임산부)

임신 40주 동안, 초기에 한 번, 중기에 두 번,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다녀왔다.

그 당시에는 불안하기도 하고, 어쨌든 배가 나와서 움직이는 게 좀 불편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 잘한 일이다. 내가 잘 다녀왔다고 다른 임산부들도 비행기 타라고 부추기는 글은 아니지만,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와 나온 후는 천지 차이다. 모든 면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여행 날짜, 아기의 백신 일정, 체류 기간, 숙소, 시차, 이유식, 짐, 현지 병원 사정 등)이 훨씬 많아지기 때문에 엄마의 컨디션이 좋다면 출산 전에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비록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지만, 임신확인서, 산모수첩은 항상 지참하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약과 설명이 적힌 것도 있으면 비상시에 좋을 것 같다.

항공사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용하는 항공사의 규정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내가 이용했던 항공사는 티웨이, 에미레이트, 플라이두바이, 제주항공이다. (항공사를 누르면 임산부 여행 관련 규정 페이지를 볼 수 있다.)

임신초기 10주~11주차, 대만 타이베이

비행기를 탄 날은 10주 3일과 11주 3일로 안정기라 불리는 12주도 되지 않았었다. 여행 며칠 전 진료를 봤다. 초음파상 아무 문제 없었고, 의사선생님께 비행기 타도 되냐고 여쭤보니, “비행기 탑승은 엄마의 컨디션에 달려있다.”하셔서, 마음을 좀 놓고 비행기를 탔다.

김포 – 대만 송산, 약 3시간, 티웨이 항공

통로 쪽에 앉았다. 손이 좀 부어서 반지가 꽉 꼈는데, 비행기에서 내려 시간이 좀 지나니까 금방 원상복귀 되었다. 좌석에 스크린이 없어서 지루해 비행시간이 길게 느껴졌지만, 이 정도면 탈만 하다!

티웨이 항공 규정:

“32주 미만: 의사로부터 항공여행 금지를 권고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인과 다름없이 항공 여행이 가능합니다. (별도의 구비 서류 필요 없음)”

김포공항 체크인:

체크인하면서 임산부라고 알렸다. 임신확인서를 챙겨갔지만 확인하지 않았다. 교통약자 패스트트랙 스티커는 없었다. 임산부라고 말하면 기계 스크린 통과 안하고, 손으로 검사해줄 거라고 했다. 직원한테 내가 말하기도 전에, 가방에 달린 임산부 뱃지를 보고 나를 따로 불러 검사했다.

대만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임산부라고 검사를 따로 해주는 것은 없었고, 비행기에서 손만 살짝 부었다.

임신중기 18주~20주차, 장거리 비행과 긴 경유 시간의 콜라보

임산부로 하는 두 번째 여행이다. 장거리인데다가 환승 시간도 매우 길어서 걱정이 많았다. 18주 4일~5일, 20주 2~3일에 비행기를 탔다.

가는 편은 인천에서 두바이 9시간 30분, 경유 4시간 40분, 두바이에서 티라나 5시간 45분, 총 19시간 55분, 오는 편은 티라나에서 두바이 5시간 20분, 경유 6시간 30분, 두바이에서 인천 8시간 20분, 총 20시간 10분이었다.

병원에서 미리 압박스타킹을 처방받아 탑승 전에 스타킹을 신었는데 허벅지 부분이 아플 만큼 쪼여서 3시간만 입고 있다 벗었다. 그 대신 두세시간마다 일어나서 복도를 걸었다. 가끔 배에 처음 느껴보는 쪼임이 있었는데, 이게 뭐지? 하는 순간 느낌이 사라져서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압박스타킹을 신지 않았는데 그다지 붓지 않았다. 가끔 배가 쪼여서 당황스러웠지만, 귀국 후 병원 검진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그래도 당분간 장거리 여행은 없는 것으로 결정했다.

에미레이트 항공 규정:

“임신 29주차까지의 임산부는 합병증이나 의료적 우려사항이 없는 경우에 한해 항공편을 평소대로 예약할 수 있습니다.”

플라이두바이 규정:

“Pregnant women can fly with flydubai as normal up to the end of 28th week of their pregnancy. If you decide to fly after the 28th week of pregnancy, you’ll need to provide a medical certificate from your doctor or midwife. Below you’ll find flydubai guidelines for flying during pregnancy and whether or not you’ll need to provide a medical certificate to get onto the flight.”

29주전이면 일반인과 동일, 서류가 필요하지 않다고 써 있었으나 한 번 더 확인할 겸 전화 문의를 했고, 의사 노트는 필요 없다고 했다.

인천공항 체크인:

구두로 몇 주인지만 확인하고 서류를 요구하지 않았다. 인천공항에서 수속할 때 임산부라고 말하면 동반 3인까지 패스트트랙을 사용할 수 있는 스티커를 붙여준다. 덕분에 길게 줄 서지 않고, 부모님이랑 빠르게 통과했다.

임신중기 23주차, 초단거리 제주도

아마 출산 전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타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장거리 여행은 포기했다. 지난번 유럽행이 생각보다 더 길고 지쳤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필리핀 세부나 베트남 푸꾸옥 정도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만에 하나 ‘현지 병원에 가게 된다면 어떨까?’라고 생각해 보니 안 가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금방 났다.

비행기 탄 날은 23주 2일과 23주 6일이다. 왕복 비행 모두 컨디션 좋았고, 붓지도 않았다. 아무래도 거리가 짧아서 붓기도 전에 도착한 것 같다.

김포공항 체크인:

키오스크로 체크인했고, 짐 부치러 데스크에 갔더니 앞쪽 자리로 바꿔주었고 항공권 뒤편에 교통약자 우선검색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동반인도 함께 갈 수 있다고 했다. 임산부와 어린 아기/아이를 동반한 여행객이 확실히 많았다.

제주공항 체크인:

키오스크로 체크인 후, 짐 부치러 데스크에 가서 임산부임을 알렸다. 구두로 몇 주인지 확인하고 ‘Priority Boarding’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Posted

in

by

Comments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