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겨울부터 2021년 봄까지 티라나와 두러스에서 집구경을 했다.
보통 월세 계약은 최소 6개월이고, 티라나의 월세는 1+1(방 1개, 거실 1개) 최소 300유로라고 했다. 유틸리티는 쓰기 나름이지만, 한 달에 4~50유로, 많으면 100유로도 쓰고, 인터넷은 한 달에 최소 10유로정도 든다고 부동산에서 알려줬다.
알바니아 부동산에서는 1+1, 2+1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이건 방과 거실 개수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방과 화장실 개수인데, 거실이 여러 개인 집도 있는 건지 아무튼 방과 거실의 수다. 방금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2+1+2+발코니, 이런 것도 있는데, 방 2개, 거실 1개, 화장실 2개란 뜻이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비싸면 좋고, 싸면 안 좋다.
얼마나 지낼지 정확한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선택지는 에어비앤비나 호텔 장기 투숙이었다. 우선 호텔 몇 곳에 물어봤다. 1박 가격(20유로~25유로) ×일수로 하고 10퍼센트~20퍼센트 할인해 준다고 했다. 호텔에서 지내면 주방이 없으니 3끼를 다 밖에서 해결해야 한다. 가격이 획기적으로 저렴한 것도 아니라서 돈을 더 쓰더라도 에어비앤비가 더 나은 선택이었다.
에어비앤비를 4차례 옮겼다. 티라나 공원(Parku i Madh i Liqenit) 근처에서 세 번, Toptani 백화점 바로 앞에서 한 번, 두 곳 다 살기 좋은 위치였다.
알바니아에서 집 구하는 방법
- 부동산 (Century 21, Re/Max 등)
- 신문 광고를 보고 연락한다
- 인터넷 사이트(Merr Jep)를 보고 연락한다
집/숙소 구할 때 팁
- 남향
- 조금 높은 층이 좋다. 특히 겨울철은 해가 빨리 지는데 낮은 층수면 해가 안 들어 더 춥고 더 어둡다.
-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이 많다.
- 바닥이 따뜻해지는 한국식 난방이 아니기 때문에 춥다. 라디에이터나 온풍기를 쓰는데 켜도 상당히 춥다.
두러스 부동산 투어 후기
12월~2월, 주말마다 두러스에 집 구경을 하러 갔다. 티라나는 서울, 두러스는 인천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구경한 지역은 Plazh, 두러스 센터는 아니고 조금 더 아래쪽이다.
비수기인 겨울, 게다가 코로나 시기까지 겹쳐 길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갈 때마다 비가 와서 날씨도 스산했고, 영업하지 않는 호텔들, 문을 닫은 식당과 카페들을 보니 마치 유령도시 같았다.
내 눈에는 유령도시 같았지만, 여름이면 모래사장이 사람들로 가득 찬다고 했다. 바닷가를 따라 자리한 호텔들을 보면 분명히 수요가 있다는 건데, 겨울비 내리는 날 모래사장에 우산 쓰고 서서, 붐비는 해수욕장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두러스 부동산 투어는 조금 충격적이었는데, 2019년 11월에 난 큰 지진으로 피해 본 건물들이 많았다. 금가고, 유리창 깨지고, 차 타고 지나가면서 저 건물은 곧 부서지는 거 아닌가 싶은 곳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건물도 있었다. 불안했다. 강도 높은 지진이라 피해가 컸던 것도 있지만, 몇 곳은 지진이 나서 부실 공사인 것이 밝혀졌다고 했다.
두러스에서 15개의 아파트를 봤는데 모두 별로였다. 부동산에서 소개해 주는 물건인데도 불구하고 집 상태가 엉망이었다.
-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아주 드물게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작동하는 곳도 있었지만, 사용하려면 칩이 필요하다.
- 구경한 집 중에 인테리어가 전혀 안 된 시멘트만 있는, 날 것?의 집들도 있었다. 기본 인테리어가 되어 있지 않고,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 같았다.
- 알바니아 물가 싸다고 하지만, 딱히 싸지도 않다. 지어진 지 12~15년쯤 됐는데, 600~1000유로/㎡였다. 한화로 평당 약 265만원~450만원정도다. 알바니아 사람들의 평균 임금(약 500USD)을 생각하면, 역시 내 집 마련은 오래 걸린다.
티라나 부동산 투어 후기
티라나에서 16곳을 봤다. 역시 수도다. 확실히 수도는 비싸다. 평균 1400~2000유로/㎡였다. 한국식으로 평당 620~900만원정도다. 30평 초반 2억은 있어야 살 수 있다.
부동산 구경을 하면서 한국이랑 달랐던 점은 총금액이 아닌 ㎡당 얼마인지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계속 계산해야 해서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비교하기 더 쉽다. 보는 곳마다 면적이 다른데 그걸 나누는 것보다 단위당 가격을 알려주는 게 비교하기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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